암호화폐 인프라란 무엇인가, 오라클과 송금 네트워크로 이해하는 보이지 않는 연결망

인터넷이 잘 되는데도 ‘통신망’을 의식하지 않는 이유부터 떠올려보겠습니다

집에서 와이파이를 켜고 영상을 재생할 때, 우리는 보통 “이 영상이 어떤 통신망을 거쳐 내 휴대폰에 도착했을까”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화면이 끊기지 않고 재생되면 그걸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인터넷이 느려지면, 그제야 케이블 문제인지, 기지국 문제인지, 라우터 문제인지 같은 ‘보이지 않던 연결망’을 떠올리게 됩니다. 

인터넷이라는 서비스는 앱과 콘텐츠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뒤에서 데이터를 운반하고 연결을 유지하는 인프라가 있어야만 성립합니다. 통신망이 없다면, 인터넷은 그저 고립된 컴퓨터들일 뿐입니다.

암호화폐 세계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암호화폐를 “거래소 화면에 뜨는 숫자”로 먼저 접하지만, 실제로는 그 숫자가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보이지 않는 연결망이 존재합니다. 

블록체인 자체가 하나의 세계라면, 그 세계가 현실과 맞닿고 다른 세계들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암호화폐 인프라는 바로 그런 ‘보이지 않지만 필수적인 연결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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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스스로 ‘현실을 알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자기 안에 기록된 정보만 믿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보냈는지, 어떤 규칙이 실행됐는지 같은 정보는 블록체인 안에 남기면 되지만, 문제는 블록체인 바깥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달러 환율이 얼마인지”, “특정 상품의 가격이 얼마인지”, “어느 지역의 날씨가 어떤지”, “어떤 스포츠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같은 현실 정보는 블록체인이 스스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정보를 검색하는 브라우저가 아니라,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기록을 유지하는 장부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과 연결되는 서비스는 이런 정보가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보험처럼 조건을 따져야 하거나, 담보처럼 가격 기준의 기준이 필요하거나, 계약처럼 특정 사건이 발생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현실 정보가 디지털 규칙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필요해집니다. 이 지점에서 오라클(oracle)이라는 인프라가 등장합니다.


오라클은 ‘현실의 신호를 블록체인에 전달하는 번역기’로 볼 수 있습니다

오라클은 아주 간단히 말하면 “블록체인 바깥의 정보를 블록체인 안으로 가져오는 역할”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치 통역사가 서로 다른 언어를 잇는 것처럼, 오라클은 현실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이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전달해주는 통로가 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오라클이 단순한 데이터 제공자가 아니라, 블록체인이 현실과 연결되기 위해 필요한 ‘신뢰의 다리’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으로 실행되는 계약이 “특정 가격이 어떤 수준에 도달하면 어떤 동작을 한다”처럼 설계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블록체인은 그 가격을 스스로 알 수 없으니, 외부에서 그 값을 가져와야 합니다. 

오라클은 그 값을 제공함으로써 계약이 현실과 맞닿아 움직이게 합니다. 날씨 정보가 필요할 수도 있고, 특정 이벤트의 발생 여부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오라클은 블록체인의 세계를 닫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연결장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느 오라클이 더 낫다” 같은 경쟁 구도가 아니라, 오라클이라는 역할 자체가 왜 필요해졌는가입니다. 통신망이 없으면 인터넷이 고립되듯, 현실 데이터의 통로가 없으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는 스스로 완결된 작은 섬처럼 머무를 수 있습니다. 오라클은 그 섬에 ‘외부 세계의 신호’를 들여오는 역할을 맡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송금 네트워크는 ‘블록체인들 사이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길입니다

현실에서 송금을 떠올리면, 같은 은행 안에서 보내는 돈과 은행이 다른 곳으로 보내는 돈은 느낌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같은 은행끼리는 내부 시스템으로 빠르게 처리되지만, 은행이 다르면 중간 결제망을 거치고, 각자의 규칙과 시간표에 따라 처리됩니다. 

우리가 해외 송금을 할 때 더 복잡함을 느끼는 것도, 돈이 ‘한 시스템 안’에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스템을 건너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에서도 유사한 일이 생깁니다. 하나의 블록체인 안에서 자산을 보내는 것은 그 체계의 규칙으로 해결되지만, 서로 다른 블록체인 사이에서 자산이나 정보를 이동시키려면 별도의 연결 구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송금 네트워크는 “여러 네트워크 사이에서 이동과 정산을 돕는 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단순히 ‘보냈다’고 느낄 수 있지만, 뒤에서는 서로 다른 규칙을 가진 네트워크를 이어주는 과정이 작동합니다.

이 역할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스템이 공존하는 현실에서 ‘연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전 세계의 서로 다른 통신망과 라우팅 규칙 위에서 작동하듯, 블록체인 생태계도 다양한 네트워크들이 함께 존재하고, 그 사이를 오가는 흐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송금 네트워크는 사용자 입장에서 “길이 열려 있다”는 체감을 만들어 주는 인프라가 됩니다.


현실과 블록체인을 잇는다는 것은 ‘서비스가 현실의 맥락을 갖게 된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오라클이 현실의 데이터를 가져오고, 송금 네트워크가 네트워크 사이의 이동을 돕는다면, 결국 인프라가 하는 일은 하나로 모입니다. 블록체인이 현실과 단절된 장부가 아니라, 현실의 맥락을 가진 서비스로 확장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사용할 때 기대하는 것은 단지 “기록이 남는다”가 아니라, 그 기록이 현실의 사건과 연결되어 의미를 갖는다는 점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계약이 실행되는 이유가 현실의 가격이나 일정, 특정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면, 그 연결이 끊기는 순간 서비스는 작동하기 어려워집니다. 마치 인터넷이 통신망이 끊기면 아무것도 할 수 없듯, 블록체인 서비스도 외부 데이터와 이동 경로가 없으면 실제 사용 맥락이 크게 좁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프라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서비스가 생활 속으로 들어오려 할수록 더 중요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프라는 ‘주인공’이 아니라 ‘배경’이지만, 배경이 없으면 장면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영상 콘텐츠를 볼 때 카메라와 조명, 네트워크 장비를 보지 않습니다. 다만 그 배경이 흔들리면 콘텐츠도 함께 흔들립니다. 암호화폐 인프라도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은 현실의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로, 송금 네트워크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 사이를 잇는 길로, 블록체인이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일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어떤 특정 프로젝트의 우열을 가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디지털 장부가 현실과 연결될 때 어떤 형태가 되는가”라는 큰 흐름에 가깝습니다.

이 관점으로 보면, 앞으로 암호화폐 관련 뉴스를 접할 때도 숫자나 이름보다 “이 서비스는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지?”, “어떤 연결망이 뒤에서 작동하고 있지?” 같은 질문이 먼저 떠오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통신망을 전제로 성립하듯, 블록체인도 보이지 않는 연결망 위에서 현실과 이어질 수 있고, 그 연결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조용히 확장되어 왔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및 출처

  • Investopedia –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본 개념
  •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 결제 시스템과 디지털 화폐를 다룬 국제 금융 보고서
  • World Economic Forum –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글로벌 정책·산업 인사이트
  • CoinDesk – 암호화폐 구조와 흐름
  • Chainlink Labs – 블록체인이 외부 데이터와 연결되는 방식과 오라클의 역할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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