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광고 도입, 오픈AI의 수익화 전환이 구글·메타 광고 시장에 미칠 영향
오픈AI의 ‘마지막 선택’이 빅테크 광고판을 어떻게 흔들까
생성형 AI는 지난 몇 년 동안 “구독료(유료 요금제)”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사용자가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더 좋은 성능과 더 많은 사용량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질서가 한 번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픈AI(OpenAI)가 챗GPT(ChatGPT)의 무료 서비스와 저가 구독층에 광고를 붙이기로 하면서,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광고 시장의 규칙을 받아들이는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수익원을 하나 더 만든다”는 차원을 넘어, 생성형 AI 서비스가 앞으로 어떤 돈의 흐름 위에서 굴러갈지(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용자 경험과 신뢰가 어떻게 변할지)를 가늠하게 합니다. 동시에 구글과 메타가 장악해 온 디지털 광고 시장에 “새로운 입구”가 열리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광고는 마지막 수단’이라던 오픈AI가 방향을 튼 이유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CEO는 2024년에 광고를 “사업 모델로서 마지막 수단”처럼 생각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2026년 1월, 오픈AI는 그 ‘마지막 수단’에 손을 댔습니다. 챗GPT의 무료 서비스와 가장 낮은 유료 구독층인 ‘챗GPT 고(ChatGPT Go)’에 광고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요금 구조를 보면 무료는 그대로 무료이고, 챗GPT 고는 월 8달러입니다. 그 위로는 챗GPT 플러스(ChatGPT Plus) 월 20달러, 챗GPT 프로(ChatGPT Pro) 월 200달러로 이어집니다.
광고는 대화 하단에 대화 맥락에 맞춘 형태로 노출되며, 오픈AI는 “광고비가 답변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개인 사용자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내세웠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불안이 남습니다. 생성형 AI는 ‘답변의 중립성’이 신뢰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올트먼이 과거 “광고와 AI의 결합은 유난히 불편하다(uniquely unsettling)”고 표현한 것도, 바로 이 신뢰의 민감함을 알고 있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돈의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유료 전환이 낮고, 비용은 계속 늘어난다”
오픈AI가 광고를 붙이게 된 배경은 깔끔합니다. 돈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유료로만은 감당이 어렵습니다.
오픈AI는 2025년 말에 직원들이 일부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기업가치 5,0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 구조이며, 2030년이 되어야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더 무거운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향후 10년 동안 필요한 자금이 약 1.4조 달러 규모라는 얘기까지 거론됩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챗GPT 이용자 중 유료로 돈을 내는 비중이 약 5% 수준이라는 언급입니다. 즉, 대부분의 이용자는 “많이 쓰고 싶지만 돈을 내고 싶어 하지는 않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올트먼이 “많은 사람이 AI를 많이 쓰고 싶어 하지만 돈은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며, 광고 같은 모델이 작동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것도 이 맥락입니다.
여기에 경쟁이 겹치면서 압박이 더 커졌습니다. 알파벳(Alphabet, GOOGL)의 제미나이(Gemini)와 앤트로픽(Anthropic) 같은 경쟁자가 빠르게 따라붙었고, 2025년 말부터는 구독 성장세가 둔화되며 투자 비용은 더 커졌다는 내부 경고성 분위기도 전해졌습니다. 올트먼이 2025년 12월 무렵 조직에 ‘코드 레드(code red)’에 가까운 경계 신호를 보냈다는 흐름은, 유료 모델만으로는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쌓였음을 시사합니다.
‘광고’가 붙는 순간, 챗GPT는 더 이상 앱이 아니라 ‘미디어’가 됩니다
광고는 단순한 수익원이 아니라, 서비스의 성격 자체를 바꿉니다. 광고를 붙이는 순간 플랫폼은 사용 시간을 늘리고, 이용자의 행동을 측정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을 설계하려는 유인이 커집니다. 그래서 시장이 이번 결정을 “오픈AI에게는 전환점”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광고를 붙인다고 곧바로 구글의 검색 광고나 메타의 소셜 광고를 흔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디지털 광고는 ‘광고를 보여주는 자리’만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광고주가 돈을 쓰려면 성과 측정과 타깃팅, 집행 자동화, 브랜드 안전성 같은 광고 기술(애드테크) 스택이 완성되어 있어야 합니다. 오픈AI는 이제 막 그 출발선에 선 셈입니다.
구글·메타 투자자들이 당장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시장에서는 “지금은 위협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에버코어 ISI(Evercore ISI)의 마크 마하니(Mark Mahaney)는 단기간에 의미 있는 점유율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며, 구글이 가진 압도적인 유통(배포) 우위를 강조했습니다.
구글은 크롬(Chrome)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Android) 운영체제를 통해 ‘사용자 접점’을 이미 일상 속에 깔아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광고주가 선호하는 고도화된 애드테크 스택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방어벽입니다.
미즈호 증권(Mizuho Securities)의 로이드 월름즐리(Lloyd Walmsley)도 오픈AI가 아직 규모화된 광고 상품과 측정 인프라를 갖추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쪽에 무게를 뒀습니다. 광고 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광고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설득력 있게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광고 예산의 대부분은 여전히 구글과 메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숫자가 말하는 것
즉시 판을 뒤집지는 못하더라도, 광고가 붙는 순간 오픈AI의 매출 구조는 확실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5년 오픈AI 매출이 약 200억 달러로 추정되며, 광고가 2026년에 수십억 달러 규모로 추가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오픈AI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추가 수십억 달러”가 단순한 곁가지 수익이 아니라 성장 동력을 이어가는 연료가 될 수 있습니다.
오픈AI의 사라 프라이어(Sarah Friar) CFO가 “인프라가 제공 능력을 키우고, 혁신이 지능의 범위를 넓히며, 채택이 사용자 기반을 확장하고, 매출이 다음 도약을 위한 자금을 댄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AI는 사용량이 늘수록 계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쉽습니다. 이용자가 늘면 비용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에서, 매출을 ‘사용자당 요금’에만 묶어두기는 어렵습니다.
장기적으로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
진짜 관전 포인트는 단기 매출이 아니라, 광고 시장의 ‘핵심 질문’이 바뀌는지입니다. 마하니는 오픈AI의 광고 형식이 성가시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 사람들이 상품·서비스를 찾는 ‘상업적 질문(커머셜 쿼리)’이 기존처럼 구글로만 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시 말해 “무엇을 사야 할지”를 묻는 질문이 검색창이 아니라 챗봇 대화창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구글의 검색 광고는 구조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은 제미나이와 AI 오버뷰(AI Overviews) 같은 기능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해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오픈AI가 아틀라스(Atlas)라는 웹 브라우저를 내놓으며 검색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 그리고 소라(Sora) 같은 영상 생성 도구로 메타의 소셜 플랫폼과도 긴장을 만들 수 있다는 흐름은 “경쟁의 전선이 넓어진다”는 신호로 이어집니다.
메타는 왜 ‘가장 유리한 광고 기업’으로 평가받을까요
흥미롭게도 월가에서는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 META)가 온라인 광고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핵심은 메타가 ‘검색’이 아니라 ‘발견(discovery)’ 기반으로 광고를 팔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용자가 굳이 검색어를 치지 않아도, AI가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피드에서 찾아 보여주고, 그 흐름 속에서 광고가 자연스럽게 노출됩니다. 이 구조는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최적화되기 쉬워 광고 효율을 끌어올리기 유리합니다. 이런 이유로 메타가 2027년까지 연평균 22% 수준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됩니다.
즉, 오픈AI의 광고가 커진다고 해서 메타가 곧바로 흔들리기보다는, 오히려 “광고는 결국 AI가 더 잘하게 되는 영역”이라는 흐름이 메타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픈AI는 ‘상장사’가 아닙니다
오픈AI는 아직 상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장의 즉각적인 주가 반응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해관계는 분명히 드러납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FT)는 오픈AI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픈AI에 독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소프트뱅크 그룹(SoftBank Group, 9984)은 11%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언급됩니다. 오픈AI가 광고로 매출을 늘리고 사용자를 더 끌어모으면, 이 파트너십과 지분 구조를 통해 주변 빅테크에도 파급이 생길 수 있습니다.
광고는 ‘성장’의 해법이 될 수도, ‘신뢰’의 시험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챗GPT에 광고가 붙는다는 것은 결국 다음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생성형 AI가 인터넷의 다음 기본 인터페이스가 된다면, 그 인터페이스는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 것인가?” 오픈AI는 구독만으로는 커지는 비용과 경쟁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광고라는 현실적인 선택지를 꺼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구글과 메타의 성을 당장 무너뜨리기 어렵다는 시각이 강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업적 질문’의 이동이라는 형태로 판이 흔들릴 여지도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광고가 사용자 경험을 망치지 않으면서도, 답변의 중립성에 대한 의심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입니다. 생성형 AI는 기술 경쟁만큼이나 신뢰 경쟁이 중요한 서비스입니다.
오픈AI가 광고를 통해 비용을 감당하는 길을 열었지만, 그 대가로 “왜 이 답이 나왔는가”라는 질문이 더 집요하게 따라붙을 수도 있습니다. 시장이 이번 결정을 ‘수익화의 확대’가 아니라 ‘정체성의 변화’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고 출처:
- ChatGPT is now doing what Sam Altman called a ‘last resort’ only two years ago - MarketWatch
- Why Alphabet and Meta investors shouldn’t sweat ChatGPT’s ad launch — for now - MarketWatch
